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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김 제조사들, 왜 회사를 팔까? ㅡ 가업승계와 세금의 벽에 막히다
□ 3줄 요약 1. 김이 세계 시장에서 ‘검은 반도체’라 불릴 만큼 잘 팔리지만, 지방의 중소 김 제조사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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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줄 요약
1. 김이 세계 시장에서 ‘검은 반도체’라 불릴 만큼 잘 팔리지만, 지방의 중소 김 제조사들은 가업승계·세금·인력난으로 잇따라 회사를 매물로 내놓고 있음
2. 오너 세대는 자본과 시스템 부족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렵고, 자녀 세대는 제조업 대신 금융투자를 택하며 산업의 세대 단절이 가속화되는 중
3. 사모펀드 인수로 수출과 효율은 커졌지만, 지역 제조업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속 가능한 김 산업’의 해법이 필요함
□ ‘검은 반도체’, 전 세계가 주목한 K푸드의 효자
김은 이제 단순한 밥 반찬이 아닙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K푸드 수출의 효자 품목으로, 세계 곳곳에서 ‘바삭한 건강 스낵’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미국 코스트코, 일본 이온, 동남아 쇼피몰 등 대형 유통망에도 한국 김이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비건 스낵’, ‘글루텐 프리 간식’으로 재해석되며 글로벌 소비자층이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삼양·CJ·오리온 같은 대기업도 김 브랜드 인수나 협업을 검토 중이죠.
이처럼 전성기를 누리는 산업인데, 정작 김 제조사 오너들은 왜 회사를 팔고 있을까요?
□ 황금알을 낳는 거위, 왜 매물로 나올까
최근 충청권의 성경김, 광천김 등 이름난 브랜드들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수출 실적이 좋고 인기도 높은데, 오너들이 회사를 내놓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가업을 잇기 어렵고, 세금과 자본의 벽이 높기 때문입니다.
성경김은 2017년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털에 약 1500억 원에 매각됐습니다.
창업주 2세가 건강 문제로 경영에서 물러나면서 “이참에 전문 자본에 맡기자”는 판단을 내린 것이죠.
광천김 또한 가업승계 부담으로 투자 유치를 모색 중입니다.
두 사례 모두 “누가,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가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 가업승계의 벽, 세금과 사람
중소 제조업 오너에게 가장 큰 부담은 가업승계 세금입니다.
상속세율은 최대 50%에 달하고,
가업상속공제를 받으려면 10년 이상 고용과 자산을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조건이 붙습니다.
현금이 부족한 지방 기업 입장에선 사실상 넘기기 힘든 현실입니다.
결국 오너들은 세금 부담과 후계자 부재 사이에서 “가치를 인정받을 때 팔자”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특히 가족 중심의 제조업은 젊은 세대가 산업을 이어받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해
경영 공백이 쉽게 발생합니다.
□ 지방 제조업의 현실과 한계
김 제조사는 대부분 지방 중소도시에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에서 인재 유치·자본 조달·설비 확충을 동시에 해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수출을 확대하려면 대규모 설비투자와 글로벌 마케팅이 필수인데, 지방 기업은 이를 감당할 여력이 부족하죠.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사람과 자본이 따라주지 않아요.
결국 시장에서 주목받을 때 매각하는 게 최선이라 판단하는 겁니다.”
실제로 성경김은 매각 후 자본과 시스템이 들어오며 해외 매출 비중이 1% 미만에서 40%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즉, 지방 제조업의 성장은 자본 없이 불가능하다는 현실이 드러난 겁니다.
그러나 이런 매각이 반복되면 지역 경제의 공백이 생깁니다.
김 산업은 원초 생산 어민, 포장·물류업체 등 수많은 지역 일자리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향토기업이 외부 자본에 넘어가면, 수익은 수도권으로 몰리고 지역의 제조 기반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 제조업보다 ‘금융투자’를 물려주는 시대
요즘 창업주 세대는 “제조업은 너무 힘들다”며 자녀에게 공장 대신 금융투자 자산을 물려주는 길을 택합니다.
“손주 세대까지 공장을 지켜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커진 겁니다.
한 목재업 창업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들이 내려와 함께 일하지만, 손주에게까지 이걸 물려줘야 할지는 모르겠어요.
제조업보다 금융업이 덜 고생하고 수익도 더 좋아 보입니다.”
과거엔 회사를 팔면 죄책감을 느꼈지만, 지금은 ‘현명한 선택’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패밀리오피스·사모펀드·벤처투자 등 매각 대금을 불릴 수 있는 금융 플랫폼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결국 부모 세대는 제조업으로 부를 만들고, 자녀 세대는 금융투자로 그 부를 이어가는 ‘세대별 자산 분업’ 시대가 온 셈입니다.
□ 사모펀드: 자본의 힘과 지속성의 딜레마
사모펀드는 지역 제조업에 자본과 경영 시스템을 불어넣는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실제 인수 후에는 유통망 확장, 브랜드 리뉴얼, 온라인 직수출 플랫폼 구축 같은
혁신이 빠르게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지속성입니다.
사모펀드는 5~7년 내 수익 회수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단기 이익 중심의 경영이 이루어지면 지역 고용이나 기술 전수가 단절될 수 있습니다.
“금융의 논리로만 운영되는 회사는 결국 ‘기업가 정신’을 잃기 쉽습니다.”
자본이 산업을 살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지역의 뿌리를 약화시킬 수도 있다는 지적입니다.
□ 마무리하며
김은 여전히 한국 식품 수출의 자랑이지만, 그 뒤에는 가업승계 부담과 지방 제조업의 한계라는 냉정한 현실이 있습니다.
사모펀드와 외부 자본의 유입은 분명 산업 혁신의 기회이지만,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지역 인재 육성과 제조 생태계 유지가 병행되어야 합니다.
‘검은 반도체’의 영광이 오래가려면, 이제는 자본보다 사람, 단기 이익보다 지속가능성이 중요합니다.
누가 김 산업의 미래를 ‘함께 키워갈 것인가’
이 질문이 지금 가장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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