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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면 금리가 왜 안 내려오는가
한국은행이 추정한 잠재성장률은 약 1.8% 수준으로, 이전의 5% 성장 시대와는 체질이 완전히 달라진 상태임
2025년 성장률 전망도 0.9~1.0%에 불과해 잠재성장률조차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음
경제의 출력 자체가 약한 상태에서는 금리를 내린다고 해도 소비와 투자가 강하게 반응하기 어렵고, 대신 환율 불안과 자본 유출 가능성이 더 커짐
가계부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한국 경제에서는 금리 인하가 오히려 부채 리스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음
한국은 미국처럼 이민 유입으로 노동력이 늘어나는 구조도 아니기 때문에,
잠재성장률 자체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금리의 하방이 스스로 열리지 않음
그래서 기준금리 2.50%가 여러 차례 동결되는 상황에서도 추가 인하가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 있음
□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는 정부의 논리, 그러나 지속 가능한가
이재명 대통령은 AI·전력망·반도체·R&D 같은 미래 투자를 위해 확장재정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함
장기 생산성을 높이는 투자가 필요하다는 주장 자체는 타당하고,
성장 엔진을 재가동하기 위해 국가가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리에도 동의할 수 있음
하지만 문제는 ‘확장’이 아니라 ‘지속 가능성’임
확장재정의 근거는 제시되지만, 그 재원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부족함
세수 기반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채 발행만으로 확장재정을 유지한다면,
재정건전성 약화 속도가 성장 회복 속도보다 더 빨라질 수 있음
더 큰 문제는 지출 구조조정 논의가 전혀 없다는 점임
늘리는 논의는 많지만 줄이는 논의는 거의 없고,
국가재정이 한 번 커지면 다시 줄이기 어렵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지금의 확장 기조는 상당히 위험한 속도전이 될 수 있음
AI·전력·R&D 예산도 편성 속도는 빠르지만, 실제 집행이 민간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는지에 대한 검증은 부족함
즉, 많이 쓰는 것과 잘 쓰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인데, 이 부분에서 정부는 답을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음
□ 국채·재정·금리의 연결고리: 돈을 더 풀수록 금리는 내려가기 어려워진다
확장재정은 결국 국채 발행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연결됨
국채 수요에는 시장의 수용 능력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행량이 늘어나면 금리는 자연스럽게 더 높아져야 채권이 소화됨
이 흐름이 심해지면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리더라도 시장금리는 내려가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음
즉, 재정 팽창이 금리 경로를 왜곡하는 역효과가 나타나는 것인데, 지금 한국은 이미 그 초입에 와 있음
국고채 금리가 높아지면 기업 회사채 금리는 더 크게 튀어 민간 투자 비용이 증가하고,
확장재정이 의도한 ‘투자 활성화’와 정반대의 효과가 발생할 수 있음
고령화로 인한 복지비 증가, 의료비 폭증, 노동 공급 감소까지 고려하면,
지금처럼 국채 중심의 확장재정은 장기적으로 경제의 부담을 더 키우는 구조임
결국 돈을 더 푸는 것이 금리를 낮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환경을 고착화시키는 역설이 생기고 있음
□ 마무리하며: 금리가 내려오려면 무엇이 먼저 바뀌어야 하는가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미래 투자는 필요하지만,
지금처럼 속도 중심의 확장재정이 반복되면 재정 신뢰가 흔들리고 국채 시장이 먼저 반응하며 금리 하락 여력은 더 줄어들 수 있음
금리가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환경은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넘어설 때 만들어지지만, 그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재정의 신뢰 회복’임
재정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하며, 국채 발행 속도에 대한 시장과의 소통이 있어야 금리와 환율의 안정을 기대할 수 있음
한국 경제가 지금 필요한 것은 단순한 확장이 아니라 투자의 순서와 속도 조절, 그리고 지속 가능한 재정 전략임
확장재정은 도구일 뿐이며, 그 도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한국 경제의 다음 10년이 결정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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