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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 원치 않는데 대부분 받는 기이한 구조
한국에서 연명의료는 제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의향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음
65세 이상 고령층의 84%가 회복 불가능한 상황의 연명의료를 원치 않지만 실제로 연명의료 없이 임종하는 비율은 16.7%에 불과함
환자의 의지가 제도와 관행 사이에서 사라지는 구조적 문제가 분명히 존재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병원이나 건보공단 지사에서만 등록할 수 있는 낮은 접근성, 가족 중심 의사결정 문화, 의료진의 방어적 의료 관행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며 결과적으로 환자의 마지막 선택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음
□ 극심한 고통이 남기는 신체적·정신적 상처
한국은행이 산출한 연명의료 고통지수는 35로, 단일 시술 최고 고통의 3.5배에 해당함
심폐소생술은 갈비뼈 골절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강한 충격을 동반하고 ECMO는 굵은 관을 혈관에 삽입해야 하는 시술임
인공호흡기는 폐렴·섬망 등 부작용을 유발하며 억제대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정신적 압박까지 더해짐
환자는 호흡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공포와 혼란 속에서 임종을 맞이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고통을 넘어 존엄성 침해로 이어짐
의료진 역시 회복 가능성 없음에도 제도적 책임 때문에 시술을 계속해야 하는 감정적 소모를 겪고 있음
연명의료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무거운 부담이 되는 구조임
□ 남은 가족에게 전가되는 마지막 1년의 비용
연명의료 환자의 임종 전 1년 의료비는 2023년 기준 평균 1,088만원으로 10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함
이는 고령층 가구 중위소득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부담이 적지 않음
여기에 간병 부담까지 포함하면 문제는 더 커짐
한은 조사에서 간병 때문에 일을 그만둔 가족은 월 327만원의 소득 감소를 경험한다고 응답함
연간 약 3,900만원 손실로 의료비보다 훨씬 큰 경제적 충격을 가족에게 남기는 구조임
이는 개인 가계뿐 아니라 노동시장 이탈 증가, 국가 생산성 감소 등 사회 전체에도 부담을 축적시키는 요인이 됨
회복 가능성이 낮은 단계에서 고비용 구조가 지속되는 것은 의료적·사회경제적 관점 모두에서 비효율적임
□ 연명의료를 ‘기본값’에서 ‘선택’으로 바꿀 때
한국은행은 연명의료 결정 체계를 ‘기본 시행’에서 ‘개인 선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함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온라인과 동네 병원에서도 손쉽게 등록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시술별 선택을 세분화하며 의료대리인을 지정하는 구조가 필요함
핵심은 연명의료에서 호스피스·완화의료로 무게 중심을 옮기는 일임
호스피스 이용 희망률은 91%지만 실제 이용률은 23%에 불과해 절대적인 공급 부족이 존재함
호스피스는 통증 조절, 불필요한 입원 감소, 가족 만족도 향상 등 다양한 효과가 증명된 서비스이며 의료비 절감 효과도 높음
연명의료 비중을 현재 약 70%에서 15%로 낮출 경우 2070년 기준 연명의료비 약 13조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음
이 절감 재정을 호스피스·완화의료·간병 지원에 투입하면 환자의 마지막 순간은 더 존엄해지고 가족의 부담도 실질적으로 줄어들 수 있음
□ 마무리하며: 죽음을 연장하는 기술보다, 삶을 마무리할 권리
지금의 연명의료 구조는 환자의 선택보다는 제도의 관성에 의해 움직이는 측면이 강함
많은 국민이 원치 않는 시술이 자동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과정에서 환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고 가족은 경제적 부담을 짊어지며 국가 재정도 효율성을 잃고 있음
연명의료의 기본값을 ‘시행’에서 ‘선택’으로 바꾸는 일은 단순한 제도 개편이 아니라
환자의 존엄, 가족의 삶, 국가의 의료 재정을 모두 바꾸는 선택임
이제는 기술이 죽음을 연장하는 구조에서 벗어나 누구나 자신의 마지막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제도로 나아가야 할 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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