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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C 심사 착수, 토큰화 주식은 ‘새 자산’이 아니다
이번 이슈의 핵심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나스닥이 제출한 토큰화 주식 거래 관련 규칙 변경안에 대해
승인 또는 불승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개시했다는 점임
중요한 포인트는 이 사안이 제재나 단속이 아닌, 거래소 시장 규칙 변경 트랙에서 다뤄지고 있다는 점임
이는 SEC가 토큰화 증권을 제도권 금융의 연장선에서 관리하겠다는 신호로 해석 가능함
또한 이 논의는 새로운 법 제정이 아니라 기존 증권법과 거래소 규칙 체계 안에서 진행되고 있음
미국이 토큰화 주식을 암호화폐 같은 신자산이 아니라, 기존 증권의 기술적 진화 형태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임
미국은 이미 T+1 결제 체제로 전환됐고, 고금리 환경에서 결제 지연으로 묶이는 현금과 담보의 비용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음
토큰화는 기술 유행이 아니라 자본 효율과 운영 효율을 동시에 높이려는 구조적 요구에서 등장한 흐름임
□ 나스닥의 선택: 이중시장 없는 토큰화
나스닥이 제시한 구조의 가장 큰 특징은 온체인 전용 시장을 따로 만들지 않겠다는 점임
토큰화 주식은 기존 나스닥 시장 규칙과 주문 처리 체계 아래에서 거래되며 배당과 의결권 등 투자자 권리도 기존 주식과 동일하게 적용됨
이는 과거 토큰증권 실험들이 실패했던 핵심 원인인 유동성 분산 문제를 설계 단계에서부터 회피한 선택임
특히 유동성 집중을 중시하는 기관 투자자들의 요구를 정면으로 반영한 구조라는 점에서 현실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옴
변화는 거래 이후 단계에 있음
청산과 결제 과정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결제 속도를 높이고 운영 리스크와 비용을 줄이겠다는 구상임
즉 이번 시도는 ‘주식을 토큰으로 바꾸는 실험’이 아니라 기존 주식시장의 결제·운영 구조를 개선하는 작업에 가까움
□ 토큰화의 본질은 ‘탈중앙화’가 아니라 인프라 전환
토큰화 논의에서 흔히 나오는 오해는 블록체인이 중앙기관을 대체한다는 인식임
그러나 이번 나스닥 사례는 그와 반대 방향에 가까움
DTCC와 같은 중앙예탁기관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토큰화된 증권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운영 구조를 구축하며 역할을 확장하는 흐름임
중요한 점은 토큰화 이후에도 발행, 수탁, 결제에 대한 법적 책임 구조는 기존 증권시장과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점임
실물 증권 보관 중심 구조에서 디지털 원장 기반으로 권리 이전과 결제를 관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는 셈이며
증권사와 은행 입장에서는 결제 리스크 감소와 운영 비용 절감이라는 실질적 효과가 발생함
결국 토큰화의 본질은 탈중앙화가 아니라
중앙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임
□ 월가는 표준을 선점하고 있다,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제도 논의와 동시에 월가는 이미 실행 단계에 들어감
JP모건자산운용은 이더리움 기반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 ‘MONY’를 출시했고
블랙록은 토큰화 MMF ‘BUIDL’을 통해 2025년 하반기 기준 약 25억~30억달러 규모로 언급되는 시장을 선점함
MMF는 사실상 현금 대체 수단이며 토큰화 MMF를 누가 장악하느냐는 온체인 금융에서 기본 결제 단위를 누가 쥐느냐의 문제에 가까움
여기에 더해 온도 파이낸스는 솔라나 기반으로
미국 주식과 ETF를 24시간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준비 중임
미국은 토큰화 자체를 둘러싼 논쟁보다는 기존 인프라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얼마나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지에 정책 초점을 두고 있음
반면 한국의 STO 논의는 여전히 미술품·부동산 중심의 조각투자 프레임에 머물러 있음
하지만 미국 사례가 보여주는 토큰증권의 본질은 신상품이 아니라 결제·청산·담보 관리 구조의 효율화임
국내 STO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정형 증권을 어디까지 토큰화할지,
예탁결제 인프라와 블록체인을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정책적 선택에 달려 있음
□ 마무리하며
이번 나스닥 사례는 주식이 코인이 된다는 이야기가 아님
주식은 그대로 두고 결제와 운영 구조만 블록체인으로 재설계하는 시도가 시작된 것임
토큰증권은 더 이상 실험의 영역이 아니라 자본시장의 비용 구조와 효율을 바꾸는 경쟁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음
앞으로 중요한 질문은 토큰화된 주식의 가격이 아니라 누가 토큰화된 자본시장 인프라의 표준을 장악하느냐임
미국은 이미 그 경쟁에 들어갔고 이제 한국도 방향을 정해야 할 시점에 와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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